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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래군의 사람살이] 차별금지가 올림픽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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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별금지가 올림픽 정신이다.

    _박래군(인권재단 사람 소장)

     


    동계 올림픽이 29일부터 평창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건 1988년 하계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린 뒤 30년 만입니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많은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특히나 지난해에 북한이 핵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까지 치닫다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의 대화가 진행되고,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공연단이 참가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4.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모든 인간은 어떠한 차별 없이 올림픽 정신 안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정과 솔리더리티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에 기반한 상호 이해를 요한다.

    6.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권리 및 자유는 인종, 피부색, 성별, 성적지향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 의견, 민족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 신분 등 어떠한 종류의 차별 없이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앞의 인용문은 올림픽 헌장의 올림픽이념의 기본 원칙중 네 번째와 여섯 번째 조항입니다. 두 번째 조항에는 올림픽이념의 목표는 인간의 존엄성 보존을 추구하는 평화로운 사회 건설을 도모하기 위해 스포츠를 통해 조화로운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라고까지 기술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이념은 인권의 이념과 일치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올림픽 정신과 인권의 원칙

    하계 올림픽은 198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동계 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처음 열렸습니다. 그 뒤로 각각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의 스포츠 제전으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이 과연 올림픽 헌장에서 제창하고 있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있을까요? 정치와 돈에 퇴색했다는 비판도 많이 받는 데다,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전락하며 참가를 중시하던 근대 올림픽의 정신마저 빛 바란 지 오래됐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올림픽 이념의 기본원칙이 준수되고 있다고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만 해도, 20일도 채 쓰지 않는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가리왕산의 원시림을 파괴한 일부터 최순실 세력들이 개입해 이권을 챙기려 했던 일, 그리고 대회 이후의 재정적자까지 수많은 문제를 낳았습니다. 대체로 올림픽 경기는 대회 주최국에 막대한 유·무형의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괴물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의 기본 원칙을 돌아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칙대로라면 경쟁과 승리에만 집착하는 대회를 넘어 스포츠를 통한 평화로운 사회 건설, 벅찬 꿈을 향해 달려가는 선수들의 도약과 아무런 사심 없이 선수들을 응원하는 관중들, 이로부터 하나 되는 인류라는 그림이 더 어울립니다. 그곳에는 어떤 이유의 차별도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인간이 존엄한 존재입니다. 어떤 차별도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에서 차별금지라는 인권의 원칙, 그리고 올림픽의 기본 원칙에 맞지 않는 반인권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헌장에도 차별금지 사유로 분명히 열거되어 있는 성적 지향성에 대해 보수 기독교 세력들이 트집을 잡고 늘어지면서 인권조례가 폐지될 위기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등의 도의원들이 이를 받아서 조례 폐지안을 발의해 놓았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독자들이 읽게 되는 시점에는 충청남도 인권조례 폐지안이 도의회를 통과했을지 모릅니다.

     

    혐오세력을 압도하려면

    보수 기독교 세력들은 10여 년 전부터 성적 지향을 차별금지의 사유에서 빼야 한다는 억지를 부려왔습니다. 온갖 비과학적인 논리를 동원해서 동성애가 가정을 파괴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해 지옥과 다름없는 상황이 온다고 신도들을 겁박해왔고, 정치권도 그 겁박에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세 번이나 무산되었고,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도 저지되었습니다. 급기야 전국 지자체의 인권조례와 인권헌장까지 흔들리고 있고, 국회에는 국가인권위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일부 보수 기독교세력과 결탁한 수구 정치세력들이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일부 정치인들은 평창 올림픽평양 올림픽이라고 하며 색깔 칠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전쟁위기를 평화 분위기로 전환하는 일은 올림픽 정신에 너무나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만 이용하니 꼴불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나 IOC 위원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해야 한다고 했다가 막상 북한 선수단이 참가를 결정하니 이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그때그때 달라요란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동계 올림픽이 치러지는 기간 중에 설 연휴가 있습니다. 신정 때도 새해 인사를 드리면서 차별과 혐오를 걷어내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씀드렸는데, 올해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부터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언행이 더 많아질 게 예상되어서 걱정입니다. 혐오세력을 압도하는 차별금지의 목소리, 그리고 연대의 행동이 더 많아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정신처럼 차별 없고 평화로운 세상의 건설을 위해, 올 한해 더욱 매진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다시 송구영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