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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래군의 사람살이] 있는 그대로 존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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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있는 그대로 존중하겠습니다.
    _박래군(인권중심사람 소장)


    매일 수은주 높이가 갱신되고 있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몸도 지치더니 정신도 흐릿해지고는 합니다. 조금만 걸어도 온몸이 땀에 젖고, 무엇보다도 의욕을 뺏어갑니다. 아니나 다를까 온열병 환자들이 속출하고 폭염으로 십여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1994년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은 재난이 되고 있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죽음

    그런 중에 노회찬 의원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드루킹과 연루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무언가 불안했습니다. 완강히 부인하던 그가 결국 이 문제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그는 제가 언제고 전화해서 부탁할 수 있던 몇 안 되는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용산참사 때와 세월호참사 때도 부탁을 했고, 마지막으로는 올해 5월 말 박래전 30주기 추모강연도 부탁했습니다. 그때마다 노회찬 의원은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진보정치의 대표 주자였던 그는 누구보다 아픈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는 인권 관련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도 남다른 업적을 남겼습니다. “호주에도 없는 호주제 폐지”를 내걸고 호주제를 폐지하는 민법 개정안과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켰습니다. 인권운동의 가장 숙원과제인 차별금지법까지 법률로 성사시키진 못했지만 역시 그가 대표 발의를 했었습니다. 

    소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정치인, 힘없는 약자들의 대변인이었던 그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괴물과의 싸움에서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정리해고제한법안 등을 제출해 놓았습니다. 그 법안이 이제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까요? 

    “그건 살아 있을 경우이고….”

    그런 와중에 세상을 뒤흔드는 폭로가 있었습니다.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사찰하고, 그들의 성분을 분석하고, 대통령에게 행동을 제안하기도 했다는 보도에 이어 친위쿠데타를 준비한 문건도 드러났습니다. 국회에서 이 문제로 긴급토론회를 할 때 한 분이 친구와의 대화를 소개하더군요. 

    “기무사 문건대로 쿠데타가 일어났으면 나는 지금 육군교도소에 갇혀 있을 거야.”

    그랬더니 친구가 그러더라는 거지요. 

    “그건 살아 있을 경우이고….”

    기무사의 문건대로라면 평화적인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상대로 군인들이 총질을 해대는 유혈참극이 일어날 뻔했습니다. 군사독재정부라는 악몽과 같은 현실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었습니다. 1980년의 쿠데타를 모델로 한 친위 군사쿠데타가 현실이 되었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민주주의와 인권은 언제고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언제고 깨질 수 있는 유리그릇 같은 것, 지루하고도 꾸준한 감시와 행동에 의해서 지켜질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작은 희망을 놓지 않고

    노회찬 의원이 마지막까지 관심을 놓지 않았던 KTX 여승무원들이 12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되었습니다. 그리고 삼성반도체 노동자였던 황유미 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한 지 11년 만에 삼성이 조정위의 최종 중재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오래된 문제들이 풀리는 걸 보면서 작은 희망을 봅니다. 쌍용자동차나 콜트콜텍, 파인텍 문제도 풀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권재단사람은 8월에 난민 인권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캠페인을 시작합니다. 17일에는 난민 당사자와 난민인권활동가를 초대해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모금하기 가장 어려운 휴가철이지만,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들어온 이래 위험수위를 넘어버린 혐오 발언이 이 캠페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이 유엔에서 채택되던 1948년 전후 시기와 한국전쟁 시기에 한반도에 살았던 이들은 전쟁을 피해 살 길을 찾아 헤매던 난민이었습니다. 전쟁을 피해서, 네 편 내 편 갈라서 서로 총질하도록 강요하는 현실을 떠나 살 길을 찾아온 난민을, 이제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고 제안합니다. “나는 모든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겠습니다.” 그들에게 이 약속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재단사람이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서 진행하는 ‘모두를 위한 선언’(https://www.4everyone.or.kr/) 첫 번째 약속입니다. 

    한 달 사이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이도 일어났습니다. 폭염 속에서도 7만 명이나 넘는 시민들이 함께 모여 치룬 퀴어문화축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19년 전 겨우 1백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였던 퀴어문화축제가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시민들의 축제로 성장한 것을 보면 인권은 그 어떤 혐오도 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난민 문제는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진보정치의 대표 주자 노회찬 의원이 바랐던 세상,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존중 받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우리 모두’, 함께 손잡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재단사 2018/08/08 11:55 안녕하세요, 홍석경 님. 힘이 되는 동참의 말씀 감사드려요. 후원에 대해서는 별도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홍석경 2018/08/06 18:09 난민활동지원에 특정하여 정기후원하고 싶습니다. 기부금 모금종류 어느곳에다 후원하면 될까요?
홍석경 2018/08/06 18:04 제주 난민 지원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모든 사람은 있는 그대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전쟁을 피해 목숨걸고 탈출한 난민을 심사를 통해 다시 전쟁통에 보낸다는 것은 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인간이라면 할 짓이 못됩니다.